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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더 나아가 창고형 약국을 넘어 온라인 약 구매뿐 아니라 온라인 비대면 진료·처방을 통한 약 배송까지 원하고 있다. 다만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이뤄지는 비대면 진료→온라인 약국 처방전 전달·조제→약 배송까지 이뤄지는 ‘드러그 체인(Drug Chain)’이 완성되기 위해선 약사들의 반발과 함께 관련 법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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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경기도 성남에 새로 들어선 창고형 약국을 찾았다. 총 5개 층으로 이뤄진 이 약국은 소비자에게 ‘내가 고르는 약을 눈으로 보고 싸게 살 수 있는’ 만족도를 극대화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1층 전체는 약국과 각종 약들로 채워져 있으며 2~4층은 대형 마트와 같은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5층엔 조만간 의원급 의료기관이 들어설 준비를 삼현철강 주식
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성남에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내부 모습. 검은 옷을 입은 직원들이 방문객에게 의약품 위치 등을 알려주며 전문 상담을 원하는 경우 직원이 약사를 호출해 상담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사진=안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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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만난 방문객들은 넓은 공간에 전시된 다양한 품목과 약국 대비 싼 가격에 만족해했다. 특히 좁은 매장 크기로 인해 진열된 일반약 종류가 적은 동네 약국과 차이가 크다는 설명이었다. 매장에 상주하는 약사에게 실시간 전문 상담도 받을 수 있어 좋았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이 약국 한켠에는 처방전을 인식할 수 있는 키오스크바다이야기다운로드
가 설치돼 있는데 아직 운영 전이긴 하지만 탈모약 등 비급여의약품 처방·조제 준비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창고형 약국은 전국으로 퍼질 기세다. 공인중개사 커뮤니티에는 창고형 약국 개설 예정지를 구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고 대구와 경기 수원·용인 등지서도 개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창고형 약국보다는 작은 형태의 마오뚜기 주식
트형 약국도 이미 전국적으로 약 100여개 이상 운영 중이다.
약국을 찾은 한 소비자는 “창고형 약국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 직접 찾아왔는데 일본 돈키호테(창고형 약국 체인)를 연상케 할 정도 제품이 많아 좋았다”며 “머지않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온라인 처방전을 받고 약 배송까지 받아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창고형 약국 내부에 처방전 등을 소화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설치돼있는 모습. 아직 운영되진 않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소비자 니즈가 커지고 있는 약 배송은 의약품 유통구조뿐만 아니라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전을 받은 환자에게 약 배송까지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예컨대 코로나19 당시 총 7개 약국이 있는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에서는 비대면 진료 이후 보건소 직원 등이 환자에게 약을 배달했다. 이같은 드러그 체인을 시스템화하면 격오지의 의료 서비스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실제 국무총리실 산하 해양수산개발원은 코로나19 엔데믹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 전남 20개 유인도에서 어업인 400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화상), 약처방 및 배송, 대면진료 예약 등 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대면진료 섬닥터 시범사업)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초부터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보건지소가 없는 섬 약 200여곳을 대상으로 확대, 시범서비스하고 있다. 섬 주민을 비대면 진료한 의사가 전자처방전을 발행하면 해당 전자처방전은 지정 약국(현재 서울 일부)에 전달되는 구조다. 약국은 약 조제 후 전국 도서지역 배송이 가능한 우체국 택배로 배송되고 있다. 다만 약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대신해 마을 대표에게 전달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드론 택배를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데 처방약 배송을 드론이 담당하면 사람이 오고 가지 않아도 상당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하지만 약국업계는 격오지 이외 대도시 환자들까지 확대하는 약 배송에 대해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복약지도가 불가능하고 오남용 및 중복 처방 우려 등을 내세우지만 가장 큰 이유는 상업화다. 약국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대개 처방약 조제가 약국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약 배송이 현실화되면 대형 온라인 약국의 등장으로 동네 약국이 전부 문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있다. 창고형 약국 등장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국이 환자의 안전과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아닌 일개 의약품 판매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 측은 “약국도 보건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형적 약국의 등장은 지역사회 보건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보건 위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약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 등에서는 비대면 진료와 함께 약 배송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는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과 공적 전자처방전 발행을 가능하게 하는 의료법 개정, 약 배송을 규정하는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일각에서는 규모를 키우는 형태로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병원, 아산사회복지재단(아산병원 운영),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의료원 운영) 등과 같은 공익법인이 약국을 개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 20여년간 의사들의 반발에 비대면진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이 지연됐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만큼 이제는 의료 소비자 관점에서 의료체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드러그 체인 구조가 구축돼 있는 만큼 서비스 확대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의약품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소비자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은 직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의약품의 안전성 정도에 따른 다양한 복약지도의 형태를 상정하고 발달한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결합해서 경직된 의약분업-복약지도의 절차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안치영 (cya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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