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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한계기업들이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 유통업계발 구조조정이 2차, 3차 협력 업체로 번지며 더 심각한 경기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건강한 기업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은 514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0.9% 성장하는데 그쳤다. 2021년 7.5% 커진 국내 소매시장은 2022년 3.7%, 2023년 3.1%로 성장률 개인대출 이 해마다 낮아지더니 지난해에는 1%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유통산업의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와중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통시장 성장엔진이 꺼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 자체가 성장하지 못하다 보니 거품이 꺼졌고 기초체력 없는 기업과 산업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기업들이 하나둘 최고금리 씩 문을 닫았다.
1세대 이커머스인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는 10년 넘는 시간 동안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외형만 키우다가 지난해 유동성 악화를 겪으며 문을 닫았다. 1300k(천삼백케이), 바보사랑, 알렛츠 등도 폐업했고 명품 온라인쇼핑몰 발란은 지난 4일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지난달 4일 기업회생절차를 하고 개시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산업의 흐름을 제때 읽지 못했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 작업도 늦은 것이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최근 해외 점포를 정리하고 나섰고 3위 사업자 신세계면세점은 부산점, 4위 사업자 현대면세점은 동대문점의 문을 닫았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롯데를 공시지가 감정가 제치고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고도 면세산업 불황과 높은 임대료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재계 6위 롯데그룹도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 이후 비핵심 사업과 유휴자산을 정리 중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를 넘보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특별공급 편의점 업계도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하더니 올해 2월에는 역성장을 경험했다. 코로나19 초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1988년 우리나라에 편의점이 문을 연 이후 처음 맞는 역성장이다. 상위 사업자들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3, 4위 사업자들은 수년째 적자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생존을 고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 큰 문제는 유통기업들이 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후폭풍'이다. 유통업체 하나가 그 파장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대형마트의 경우 마트에 고용된 점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매장을 임대해서 장사하던 소상공인은 물론 마트에 납품하는 2차, 3차 협력 업체, 이들과 관계된 금융기관까지 줄줄이 돈줄이 막힐 수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로 53만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산업 구조조정이 유통업계의 경쟁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산업 재편과 구조조정이 연착륙하지 못한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무질서하게 줄도산이 이뤄질 경우 관련된 피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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