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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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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이라면 언어에 대해 고민하고 궁구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자주 플로베르의 일물일어설을 떠올리곤 한다. 여기 이 대목에서 이 낱말이 과연 적절하게 놓인 것일까? 그런 궁리를 거듭하다가 한 편의 원고를 마무리 지을 때도 있다. 어딘가 미흡한데 싶은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하면서.김계정 시인의 황금성배당
「너를 지우면 내가 지워지고」에도 그런 고뇌의 흔적이 역력하다. 시를 쓰면 발표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읽는다. 때로 독자의 눈길이 무섭다. 하여, 칼날 같은 눈빛에 베이고 싶지 않아 시를 쓰지 않으니 세상이 고요하다, 라는 독백에 공감이 간다. 더욱이 속 깊은 한 줄의 의미를 모를수록 편한 것이 사실인 까닭에 그런 생각에까지 미치는 것이다. 그리고 ?가지마켓타이밍
치듯 잘라내어 단정해진 시 한 편에 주목한다. 너무 단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서다. 사전 안에 몰아넣어 잠들어버린 어휘 숲을 헤매다 보면 그런 생각에 사로잡힐 법하다. 난무한 문자의 조합 더는 남기지 않고 싶은 때도 있을 것이다. 화자는 곱기만 한 꽃으로는 숲이 되지 못하듯 낯선 언어의 배열이 길이 되지 못해서 멈추면 비로소 보인 시를 지우고 싶다는릴게임 공략법
심경을 진솔하게 토로하고 있다. 이 점은 언어와 더불어 사는 시인으로서의 프로다운 자각이다.
그는 「수다」에서 역시 말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알아듣는 두 귀와 칭찬하는 입으로/ 놀이처럼 주고받을 유쾌한 말의 유희/ 한바탕 웃음이 되는 이를테면 그런 말
긍정적인 말, 덕담이 되는 말, 기쁨을 안기는 말을 입으로 자주용의눈게임
하고 두 귀로는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보인다. 봄이면 꽃피는 소리를 두 귀가 듣고, 겨울날 눈 내리는 소리를 두 귀가 듣듯이 친구야, 하고 다정하게 부르면서 눈빛만 봐도 네 마음의 소리를 듣는 그런 대화가 일상이 되면 좋을 것이다. 「우선 멈춤」도 그런 연계 선상에서 읽을 수 있다. 말로는 차마 못 해/ 속으로 삼켰어요// 멈춰서 아름다워진/ 작고 동그란진도 주식
입// 말문이 열렸던 순간/ 참길 참 잘했어요천연덕스러운 동심이 잘 묻어나고 있다. 말로 하루를 시작하여 말로 끝나는 하루일진대 진실로 바른 말 고운 말 쓰는 일에 공을 들였으면 한다.이정환(시조 시인)